오래된 취미 되살리기
전문직 이외에 잡다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성정을 남 들은 부럽다고 한다.
그러나 늙어가면서 다 부질없는 짓이고 버려야 할 것 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떠오르는 것 들을 언뜻 살펴보면; 골프, 농구, 탁구, 당구, 펜싱, 등의 스포츠 종류도
있고, 바둑, 등산, 꽃 가꾸기, 낚시, 등도 있으며, 그림 그리기, 붓글씨 쓰기, 일렉기타, 클라식
기타 연주, 글쓰기, 시조 쓰기, 목수 일등의 고상한 것 들도 있다. 남들이 흔히 독서라든지
음악 감상을 취미란에 써 놓곤 하는데, 이런 것 들은 취미라고 하기엔 좀 어색하다.
'제일 존경하는 인물'을 적으라고 할 때 흔히 '아버지(부친, 아버님)'라고 쓰는 사람 도 많지만
그런 것도 제출 서류 또는 자소서에 올리기에는 마뜩치 않다고 본다. 그런 사람은 아직도
의타심이 많고 독립심이 취약한 사람 들로 보일 수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순신이나 세종대왕을 적어넣는 이 들도 많지만 김구나 이승만, 또는 박정희를 적어
넣음으로서 나의 정치적인 성향을 엿보려는 '갑'의 의도에 걸려드는 것이 아닐까한다.
늙어가면서 다양한 취미를 가져 보라고 권하는 이 들도 있지만 너무 종류가 많아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될 졸 모른다. 눈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오늘은 뭐하나?'
라고 고민하면 그것도 스트레스일 것이다.
스포츠 취미는 이제 늙은 몸에 맞는 옷이 아니니 벗어버려야겠다. 키는 크지 않지만
고교 농구반 소속으로 전국 대회에 나가서 몇 골 넣은 적도 있고, 중국 무술에 심취해서
검은 띠(본래 단 제도가 없는 스포츠 종목이지만 단원을 모으기 위해 유도, 합기도, 태권도,
검술 등의 승단 제도를 빌려 온 것이다.)를 획득하고 의기 양양했던 젊은 시절도 있다.
중학교 때 펜싱 반에 들기도 했지만 당시에 기구 들이 비싸서 이내 포기 했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때 쓰던 펜싱 칼이 집안 구석 어딘가에 굴러 다니고 있다.
늙으면 많이 걸으라고 한다. 하루 만보씩 걸으면 아주 좋다고 한다. 당연한 건강 상식이지만
이게 참 쉽지 않으니 취미로 삼기엔 좀 그렇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이 취미라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취미로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일주에 3시간 이상은 걸을 각오는
하고 있다.
집에 산같이 쌓여 있는 그림 도구며, 물감, 붓 등의 처리가 참 어렵다.
사람이 죽은 후에 고인의 유물을 정리해 주는 직업이 있다고 하면서 유품 보따리 사진을
보여주던 아내의 뜻은 알겠지만 처리가 쉽지 않다. 버리기도 그렇고 남줘도 가져 가지도 않을
것이다.
요사이는 기타 프로그램에 맞추어 가끔 반주 넣어 보는 연주도 하며, 유명한 클라식 몇 곡
정도는 몸에 배도록 연습하고 있다. 한 때 스트로크로 인해 좌측 근육 들이 약해졌다.
또 같은 쪽에 대상포진을 앓아 설상가상 왼쪽이 좋지 많다. 의학용어로 경미한 좌측약화(hemiparesis)이다. 그래서 ' The Entertainer,
Fur Elise, Spanish romance, 등을 위주로 계속 연습 중이다. 한 곡을 1000 번 이상 연습해야
몸에 붙는다. 덕택에 코드를 잡는 손이 많이 회복 되었다. 이제 코드 반주를 넣는 연주 말고는
클라식 곡 10곡 이상은 시도 하지 않을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요새는 젊은 시절 아내를 내팽개치다시피 하여 낚시 과부를 만들었던 그 낚시로 돌아왔다.
몇 십년 동안 방치(?) 했더니 그동안 낚시 장비며 기술 들이 엄청나게 발전 하였다.
기본적인 바닥 낚시는 편대채비, 강선채비, 등의 신기술이 나왔고 합쳐서 찌를 올려준다고
해서 올림낚시로 퉁칭한다는 것도 알았다. 물고기는 바닥에서만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물 깊이의 어디에서도 수온, 기후 등에 따라 먹이 활동을 하므로 전층낚시
중층낚시라는 기술도 발달 하였다. 에전에는 붕어가 주 대상 어종이었으나 요새는 일본 등에서 들여 온 떡붕어도 있고, 향어와의 혼혈종인 향붕어도 나타났다. 심지어는 향잉어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손 맛은 같은 크기라면 토종 붕어에 미치지 못한다. 이제 하나씩 섭렵해 나갈 것이다. 애용하던 2칸 반(25) 짜리도 가끔 사용 하지만 대부분의 저수낚시터 들의 수심이 깊어서 요새는 2.7칸(16척, 4.8미터), 심지어는 7.2미터(24척, 4칸, 40) 짜리도 쓰고 있다. 1칸은 1.8미터 이고, 1척은 30 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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