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0일 금요일

두 번 피는 꽃







올 해 Dr. Chae의 전원일기를 들추어 보니,

이미 517일 날짜로 보라색 으아리꽃의 사진이 올라있었다.
입추가 지난 늦여름인 지금 우리 집 마당에는 사진과 같은 보라색 으아리꽃이 다시 만개하였다.
꽃봉오리 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더 많이 피어 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봄철에 피었던 꽃 들은 아랫 사진 모양, 마치 할미꽃 같은 씨를 맺어 지나간 역사를 증명 하고 있다.

아무리 찾아 보아도 일 년에 같은 뿌리에서 봄, 가을 이렇게 두 번씩이나 꽃을 피우다니--
신기하다는 생각보다는 수상한 생각이 든다.
식물은 환경이 수상해지면 훨씬 많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하여 정상적인 번식 과정을 벗어난다고 한다.
산성비와 황사 때문에 서울 남산의 소나무 들이 유례 없이 엄청난 솔방울 들을 달고 있다는 것이다.
자손 들을 많이 만들어서 악화된 환경에 대처 하려는 것이다.  
식물의 생식은 꽃으로 말하며 동물의 생식은 암수간의 교미와 성생활의 본질이다.
대개의 동물은 식물 들의 정해 진 개화 시기와 같이 종에 따라 번식 시기가 정해져 있으나,
사람 만이 예외적으로 아무 때나 성행위를 하고 새끼를 생산한다.
육식 동물에 새끼를 빼앗낄 확율을 낮추기 위하여 초식동물들은 일거에 새끼 들을 낳는 것이다.
그러나 두뇌가 좋은 인간은 그런 위험에서 이미 벗어 난지 오래기 때문에
아무 때나 낳고 싶은 열 달 전에 교미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의 성생활은 2세의 생산을 위한 수단에서 일탈하여
삶을 즐기기 위한 도구로 변모 하였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일본 사람 부부 중 성생활을 거의 않는 사람 들이 무려 1/3 쌍이나 된다고 한다.
원인은 여러가지 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남성의 성기능 약화(성욕저하)도 있다.
이미 우리 몸 속에 녹아 든 쓰레기 홀몬인 다이옥신의 축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경쟁적인 공업화와 사회적인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세계의 선진 문명국가의 인구는 점차로 줄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도 자기 들 백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외국에서 인재 들을 수입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문명화 되고 개화된 인간의 수는 줄고
오히려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나라의 인구는 늘어 가니생물학적으로 보면
우성인자가 점점 사라지고 열성인자가 우세해지는 역도태 현상이 인간세계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욕심이 만든 필연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결과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정말 인간의 미래가 암담하다.
지구 온난화로 빙산이 녹아 바닷물의 양이 늘어나서 인도양의 몰디브는 금세기 안에
물에 잠기리라 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곳(필자도 한 번 다녀 온 적 있음)이 물에 잠기기 전에 한 번 들 다녀 오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제 우리나라도 온대기후에서 아열대기후로 거의 변모 되었다는 증거가 우리 집 마당에 있다.
일본의 통계이지만 부부가 사용하는 베개 사이의 평균 거리가 66.9cm란다.
요새 같은 열대야는 좋은 핑계거리라 각방쓰기 좋지만
이제 가을로 접어들면 마누라 들 어떻게 하나?
정자의 숫자가 모자라니 그 결과로 마누라 얼굴이 밋밋하게 보이는 것이다.
침대 사이즈도 점점 커지는 것이 이 통계와 무관치 않으리라.
이제 침대는 섹스파트너가 아닌 명실공히 수면 파트너와의 잠자리가 되었다.
잠만 자는-------
-- 수지건(是誰之愆)?

2019년 4월 14일 일요일

さくらがさきました(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올 봄에도 벚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4월 이맘때 만 되면 4월 어느 날 경무대 앞에서 독재자의 총알에 스러져 간 수많은
젊은이 들의 환영이 떠 오릅니다.
잔인한 4월은 이래서 또 하나의 연륜을 추가합니다.
우리 동네에는 수많은 벚꽃이 있습니다.  동네 길을 따라 100 여 주 됩니다.
아이 들 숨박꼭질 하면서 열을 헤아릴 때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사-꾸-라-꽃-이-피-었-습-니-다."  일본 말이고 일본 꽃이지만
이렇게 불러보고 싶습니다. 그 때 스러져 간 젊은 넋 들을 위로합니다.
필자의 4월은 K 중학교 3층 복도에 머물렀습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18CAksc1oeL6gfhkW5CP9GSoaHVZUPp7i/view?usp=sharing





2019년 4월 13일 토요일

몇 가지 4자 성어 (행서체 연습)

몇 가지 4자 성어 (행서체 연습) 

(from right to left) 가끔은 초서체도 섞여 있으나 대체로는 행서체 습자이다.

각자무치 ; (소같이) 뿔이 있는 녀석은 (호랑이 같은) 이빨이 없어서
              큰 덩치에도 잡아 먹힌다. 세상에는 모든 것을 다 갖춘 이가 없으니
              작은 재주 있다고 자랑하지 마라. 
거안사위 ; 편안하게 살고 있을 때 (국가나 가정)의 위기를 생각하라.
고진감래 ; 씁쓸함을 참으면 달달함이 찾아온다.
              못된 놈 들에 의한 쓰라림은 차후의 안녕과 행복으로 보상될 것이다.  
과유불급 ; 지나침은 차라리 모자람만 못하리. 
근묵자흑 ; 먹을 가지고 놀면 옷에 껌정이 묻으니
              평소에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 하느니라.


홍창의 교수님의 서예


홍창의 교수 님의 글씨체 설명
전서(篆書) ; 도장 만들 때. 사람 들 이름자 등에 씀. 진나라 李斯가 정리.
예서(隸書) ; 감옥에서 노예 살이 하던 정막(桯邈)이란 자가 빨리 쓸 수 있는 서체로 정리.
해서(楷書) ; 예서에서 발달한 것. 모양이 바른 것이 특징.
행서(行書) ; 휘갈겨 쓰는 초서가 읽기 어려워서 초서 와 행서 중간 정도로 쓰는 것.
초서(草書) ; 빨리 써 놓고 나중에 정자로 고쳐 쓰기 위한 흘림체. 草稿에 사용.
  * 위의 것은 마치 도장을 파듯이 또박또박 써 있습니다.  전서(篆書)이죠.
    아래의 것은 흘려서 쓴 것도 아니고 모양이 바르지도 않습니다.
    초서도 아니고 해서도 아닌 그 중간 쯤의 것입니다. 행서(行書)입니다.
    그 밖에 예서(隸書)와 해서(楷書)체도 보입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글씨체를 쓰고 계십니다.
    글씨를 보면 사람의 건강 정도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전체적으로 매우 건강하신 글씨체인 것으로 보입니다.
    더 장수 하실 것으로 사료 됩니다.





2019년 4월 9일 화요일

가짜 새매의 비밀







리 집 처마 밑의 빗물받이는 비를 피할 수 있고 아늑한 곳이어서 새 들의 집터로 인기가
있다. 우리 집 근처에는 물까치가 많아서 떼로 몰려 다니며 까치도 공격하고 함께 집터도 구경하며 집을 짓곤 한다. 암수 한 쌍이 집을 짓는 것이 아니고 보통 서너 마리가 합동으로 집을 짓는데, 보통 부드러운 풀, 마대 자루풀어 놓은 것, 사람 들이 버린 끈 같은 것을 모아서 얼기설기 얽어 볼 품 없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 일반 까치 들이 높은 나무나 전봇대 등을 이용하지만 물까치는 원래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그런지 집 근처를 좋아 하는 것 같다.
작년에도 똑같은 빗물받이에 집을 지어서 둥지를 이소(離巢) 할 때 까지 문을 열 때 마다 몹시 신경이 쓰였다. 혹시나 새끼가 놀라서 떨어지지 않을까, 어미 새가 놀라서 새끼를 버리고 아주 도망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는 촌극을 빚었다.
올해도 또 이놈 들이 드나들면서 집을 지을 요량으로 지푸라기 들을 모으고 있다.
올해는 신경쓰지 않으려고 아예 건축 금지령을 내렸다. 모아오는 쓰레기마다 모두 수거하여 버리곤 했으나 금새 꽉 차곤 한다. 방법을 연구하여 벽돌로 채워 보기도 하고 장미가시도
갖다 놓았으나 효과가 없다.
그래서, 새를 전문으로 사냥하는 가짜 새매를 넣어 두었더니 효과가 있다.
이 가짜 새매는 작년에 유리창에 충돌하여 죽는 새의 접근을 방지하고자 사용하던 것인데,
우선은 물까치의 접근을 막으려고 한다.
 

babies' poses-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


2019년 3월 16일 토요일

서예연습-근백선지장(勤百善之長),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근백선지장(勤百善之長)

근백선지장(勤百善之長)
勤百善之長 怠百惡之長(근백선지장 태백악지장)
(Diligence is the chief of all good; idleness is the chief of all evil deeds.)
부지런함은 온갖 선행의 으뜸이고, 게으름은 모든 악행의 으뜸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사람이 할 일을 다 해놓고 하늘의 명령을 기다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2019년 3월 11일 월요일

서예연습-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子曰: "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
“Make the old come alive to find out what is new.”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지난 것을 복습하고 새로운 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자는 데우다, 따뜻하다’, 의 뜻도 있지만 익히다(), 복습하다의 뜻이다.
 
1)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 지난 것을 복습하고 새것을 알다. '옛날 것을 연구하여 새로운 것을 알다'로 풀이하기도 한다.
(): '따뜻하다'라는 뜻의 형용사가 '따뜻하게 하다' '온습하다, 복습하다'라는 뜻의 사역동사로 전용된 것.
(): 과거에 배운 것.

2)可以爲師矣(가이위사의): 스승이 될 수 있다.
可以(가이): '~할 수 있다, ~해도 좋다'라는 뜻의 조동사. 원래 조동사 ()와 수단· 방법을 표시하는 전치사 ()가 결합된 형태로 '가히 그것으로써 ~할 수 있다'라는 뜻 인데 전치사 () 뒤에 올 목적어가 생략됨으로써 아예 조동사로 바뀐 것이다.




서예 연습-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江流石不轉(강류석부전)
“Rivers ever flow, while stones never roll.”
 
강물은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는다.杜甫<八陣圖>
~여기서 말하는 돌은 자갈 같은 작은 돌이 아니라 바위 같은 큰 돌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세상 풍파에도 끄떡없는 지조 높은 사람을 가리킨다.
군사 용어로도 사용 되었던 적이 있다.
 
강물은 흘러도 그 안의 돌은 물결 따라 이리저리 구르지 않는다는 뜻으로
제갈공명(諸葛孔明)의 팔진도(八陣圖) 중에 있는 말로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2월 23일 토요일

New Hobby~Epoxy Resin Artwork

Epoxy Resin Art 만들기 순서

 1. 적절한 그림을 선정한다.
 2. 수준기(water bubble level)를 사용하여 그림 면이 기울지 않도록 배치한다.
 3. epoxy resin 주제와 같은 양(1:1)의 경화제(hardener)를 넣어 용량에 따라
    최소한 3분 이상 확실하게(thoroughly) 섞어준다. 
    용량은 그림의 크기와 원하는 두께에 따라 달라지니 경험 삼아 작은 것 부터 해 보면서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4. 그림 위에 골고루 부어서 펼친다.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액체 상태에서 흘러내리고 만다.
 5. 일단 용액을 펼친 후에 작은 공기 방울 등을 제거한다.
    큰 공기 방울은 끝이 뾰죽한 이쑤시개 등으로 콕 찔러서 뺄 수 있지만 작은 것 
    들은 약간(수초간이면 충분) 가열하면 기포가 제거된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열기가 충분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Black & Decker KX1800 가열총을 사용하지만
    수초 동안이면 충분(5초 미만)하므로 지나치게 가열하지 않도록 한다.
    화재의 위험이 있다. 
 6. 약 45분이 지나면서 굳기 시작하지만 먼지가 앉지 않도록 box등으로 
    덮어두도록 한다. 그러나 액체에 손이나 box 등이 닿으면 안된다. 
 7. 전 과정에 걸쳐 장갑을 끼어야 하며 되도록이면 공기가 잘 통하는 장소에서 하는 것이 
    좋다. 액체가 손에 묻으면 즉시 닦아야 한다. 종이나 물 등으로 닦거나 씻으면 안된다.
    개인적으로는 부엌에서 사용하는 "행주티슈"가 제격이었다.
 8. 작품을 빨리 보고 싶겠지만 뚜껑을 열면 불순물이나 먼지, 잡티가 들어 갈 수 있으므로
    하루 동안 참을성 있게 기다리길 권유한다.
 9. 굳기 시작하면 수정을 할 수 없으므로 특히 평면  유지에 유의하면서 초기에 수정하도록
    한다.
10. 옥션, 쿠팡 등에서 주제와 경화제를 함께 팔고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란다.
     용량이 큰 것이 경제적이다. 뚜껑을 꼭 닫아 공기에 닿지 않으면 오래 보관이 가능하니
     작은 용량보다는 큰 용량을 권한다. 섞는 용기는 사용하는 용량에 따라 고른다.
     resin을 부은 다음 용기를 행주티슈 등으로 깨끗이 닦아주지 않으면 그릇에 덕지덕지
     굳어 버리니 주의하시라. 절대로 손이 닿지 않도록 주의 또 주의! 일회용 장갑은 필수.



 

 
 
 
 
The Fish
 
 

2019년 2월 9일 토요일

2019년 2월 4일 월요일

60년 만에 다시 써 보는 붓글씨


붓글씨 安貧樂道, 웃으면 복이 와요!
마지막 습자 시간 중3 어느 때였던가? 밖에서는 대학생 들의 데모 소리 요란 하고
때로는 총소리 들리던 당시 경무대 근처 京畿中學校 별관 3층이 기억난다.
이후 붓글씨라고는 써 본 일이 없던 내가 오늘 갑자기 붓글씨가 쓰고 싶나?
多事多難했던 과거를 잊고 싶다. 그저 돈도 명예도 다 싫고,
가난한 가운데서도 인생의 정도를 가면서 편안함을 즐기고 싶다.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공자가 말했다. “거친 밥에 물 마시고 팔을 구부려 베개 삼아도 거기에 즐거움이 있다.
부정한 부와 지위는 나에게 뜬구름과 같다.”
安貧樂道, 가난 속에서도 편안함과 즐거움을 찾으리니~~~~~~~~.

2019년 1월 30일 수요일

양계의 추억(3)

 
양계의 추억(3) 20066
 
지난 일요일은 마침 백암 장날이었다.
끝이 1일과 6일인 날은 오일장이 선다.
11, 16, 21, 26, 뭐 그런 식인데, 큰 달, 31일이 있는 달이면 31일과 1일 이틀 연속으로 모두 장이 서는 것이 아니고, 그 다음 날인 1일로 장날을 잡는다.
나는 예부터 5일 장을 사랑하였다.
딱히 뭐 살 것 없어도 사람 들과 살을 부비며, 상인 들의 호객 소리 듣는 것이 즐거우며,
누구나 그렇듯이, 사는 맛이 나는 그런 장삼이사로 변하고 만다.
이상하리만큼, 출처 불명의 무슨 억압 같은 것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 들곤 한다.
왁자지껄 하는 장날의 소음에 묻히고 나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 하다.
몇 푼어치 안 되는 풋나물을 좌판에 벌려 놓고
그것도 장사랍시고 앉아있는 시골 할머니 들의 모습이 정겹다.
어떤 할머니는 한 웅큼의 버섯에다, 한 두 접의 논 마늘, 그리고 소주병에 담은 참기름
너 댓 병이 전 품목이고, 옆에는 새로 싹을 틔운 고추, 토마토, 상추, 오이 등의 모종을
팔고 있다. 포기 상추 모종은 약 50 포기 들어 있는 모판이 2천원 남짓이다.
저 한 구석에는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나무, 묘목 장수가 자리를 잡았다.
올해는 기어이 능소화 한 그루 심으리라.
눈에 안 좋다는 속설이 있지만 꽃은 너무 예쁘다.
 
임시로 장막을 쳐 놓은 목로주점에서는 대낮부터 막걸리 한 보시기에 메추리구이를 한 입 입속에 쳐 넣고는 거들먹 거리는 촌로 들의 모양새도 보아 줄 만하다.
 
그 옆 조금 한갓진 곳에는 장날 마다 나타나는 생닭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알에서 갓 깬 병아리 여 닐곱 마리가 제 어미 품속으로 들락거리고,
어미가 물어주는 모이를 먹다가 뱉다가 하며 좁은 철망 안 에서 논다.
어미닭과 병아리를 같이 키우면 보기에 좋고, 손주도 좋아할 것이다.
마악 흥정을 하려고 하는데, 먼저 오신 손님이 전부 떨이해서 3만 원에 달라고 떼를 쓴다.
아주머니는 35천원이다. 손님은 3만원 밖에 없다며 그렇게 30분을 밀고 당기다가
손님의 남편임 즉한 분이 2000원을 더 내놓고 나서야 거래가 끝났다.
거래가 안 되면 내가 4만원 주고 사마고 하고 싶은 걸 꾸욱 눌러 참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내도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부부는 항상 이렇게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못해 탈이다.
백 여 마리는 됨즉한 중닭이 오늘의 주 상품인 듯, 토종은 이미 다 팔려 나갔다고 한다.
레그혼종 두 세 마리와 나머지는 토종과의 혼합종이다.
오리도 갓 병아리 신세를 면해 날개에 털도 돋지 않은 놈 들이 제법 꽥꽥거리며,
그 중에 칠면조, 거위도 몇 마리씩 구색을 갖췄다.
 
이미 닭장을 만들어 놓은 나는, 중닭 4마리와 장닭(수탉 중에서 대장 노릇할 만한 놈) 한마리, 이렇게 도합 5마리의 닭을 고르고, 암놈 두 마리와 숫놈 한 마리, 이렇게 오리도 세 마리나 골랐다.
 
농협에 들르니 20 Kg 들이 닭 모이가 7천원이다.
그 정도면 이제 마악 병아리를 면한 닭들이 꽤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박스 두 통에 닭과 오리를 나누어 넣고 차에 실었다.
때가 때인지라 이같이 더운 날에는 뒷 트렁크에 있으면 십분도 견디기 힘 들거라는
닭 아줌마의 이야기다. ,
그래서, 우선 냉방을 켜놓고 상당히 시원하게 된 뒤에라야
차 뒷 좌석에 고이 모셔 집까지 이동하게 되었다.
닭 냄새가 차 구석구석에 박혀 벌써 일주일도 더 지난 지금에도 차안에서는 닭 냄새가 솔솔 풍긴다.
이제 두 세 달만 있으면, 다투어 알을 낳을 것이니 어찌 아니 즐거우랴.
원래가 도시에서 나서 자란 아내는 신기한 듯 관심이 깊다.
그러나 닭장에 넣은 지 하루도 안 되어 암탉 한마리가 다리를 절고 모이를 잘 안 먹는다.
횃대에 오르내리다 그만 낙상을 한 모양이다.
야생 상태라면 천적에게 먹히거나 굶어 죽게 마련이지만
지금이야 내 보호 하에 있으니 괜찮을 것도 같다.
차라리 고통을 줄이자면 얼른 잡아서 고아 먹는 편이 어떨까 했더니,
아내는 펄쩍 뛰며 가축병원 어쩌구 기브스 어쩌구 하며 마치 강아지나 자기 자식 다친 듯이 안쓰러워 한다.
세상에~~~ 닭다리 고친다고 기브스 해 주자는 사람은 처음이다.
다행히도 며칠이 지난 지금에는 아직 앉아 있는 시간은 많지만
모이는 열심히 먹는 것으로 보아 잘만하면 살아 날 것도 같다.
닭과 오리는 그렇게 일주일 동안에도 몰라보게 컸고 그동안에 웃자란 상추며 쑥갓은 거의 오리가 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