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골에 새집을 지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 했던 것이
마당에 자그만한 pond를 만드는 것이었다.
pond 속에서는 연꽃을 비롯한 각종 수생식물을 키우고,
다슬기, 우렁이를 넣어 기르고,
작은 송사리며, 붕어, 금붕어, 미꾸라지 들도 기르고 싶었다.
또 작은" bridge over the pond "를 만들어 거기서 다리(legs and feet)를 드리우고
막걸리도 한잔 걸치는 운치도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내는 나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던 참이다.
반대하는 첫번 째 이유는 안전사고에 대한 지나친 우려 때문이다.
가끔 놀러오는 손주 들이 사고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감 같은 것인데,
약간 병적인 점은 인정하나 전혀 틀린 견해는 아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아내뿐만 아니라 병적으로 완벽주의를 부르짖는 우리 딸 들도
자기네 엄마와 별로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가지고 있으리라.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이유지만 두번째 이유라면,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고 집 뒷편 산에도 우리가 자랑하는
'깊은 산속 옹달샘'이 있는데, 구태여 또 집안에 물구덩이(?)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
흐르지 않는 물이 집안에 있으면 장구벌레가 기승을 부려
틀림없이 모기 떼가 창궐 할 것이라는 견해였다.
그러나 나도 할 얘기는 있다.
우리 손주 들은 유난히 조심성이 많아서 천방지축 나부대는 그런 아이들이 아니다.
또한 집안에 pond를 만들어봐야 채마밭 빼고, 잔디밭 빼고, 꽃밭 빼고,
집터 빼고나면 실제로 pond로 만들만 한 지역은 한 두 평에 불과하다.
그나마 몇 그루 나무있는 곳을 제외 하였더니 잘해야 한평 정도 될까 말까다.
거기다가 0.5 meter 내외의 깊이로 만들면 안전사고와는 아주 관련이 없는
시설이 될 것이다. 또 이제는 손주들이 유치원이나 다닐만큼 컸다.
더 이상 아장아장 걷는 toddler가 아니다.(10여년 전의 이야기)
그러니 첫번째 이유는 더 이상 '이유없음'이란 판결을 받아 마땅하다.
두번째, 앞에 호수가 큰 것이 있는 것 하고 집안의 pond는 아무 상관이 없다.
앞의 것은 lake고 마당의 것은 pond다.
lake에는 팔뚝같은 잉어가 자라고 pond에서는 송사리가 자랄 것이다.
lake는 나의 관할이 아니지만 pond는 나의 관할이다.
lake에서는 낚시터 주인의 모터배가 다니지만 pond위에는 종이배를 띠울 것이다.
그리고 뒷산에 있는 pond는 여름이 되면 갈대가 너무 자라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니 그림의 떡이다. 물론 내년에는 미리미리 낫질을 해서
approach를 쉽게 하도록 할 예정이지만 그것도 내년이 돼 봐야 안다.
그리고 마지막, 모기떼 이야기인데,
일단 pond를 만들면, 산에서 내려오는 물과,
뒷산 pond로 부터 syphon 원리로 끌어 내리는 물로 계속 흐르게 할 것이기 때문에,
전력 소모도 없고,
그리고, 아내가 걱정한 것 같은 고여 있는 물이 아니라
마치 실개천 같이 흐르는 물이 될 것이기에,
또한 흘러 넘치는 물은 지나치리만큼 완전한 배수처리 시설을 통해
호수로 흘러가 깨끗한 물을 계속 공급하게 될 것이다.
아무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것이다.
또한 송사리를 다량 기르면 장구벌레는 걱정 않아도 된다는 것이
나의 마지막 과학적인 견해이다.
집안에 물이 있어야 하고 항상 맑게 흘러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 마음 속에도 아름다움과 희망이 끊임없이
용솟음치게 될 것이다.
(완성되어 물을 모으기 시작)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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