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4일 수요일

Phu Quoc 여행기-낚시 이야기 (4)

스노클링 및 오징어낚시를 위해 아침  10시에 pick-up하러 온다고 했겠다.
약속시간 30분이 지나서야 20인승 정도의 버스가 왔다. 안내인은 약간의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오늘 약속은 11시 부터 해진 직후까지라니  길어야 6~7시간이렸다. 내 관심은 온통 낚시 뿐.
잘 잡혀도 못잡혀도 낚시 시간은 항상 빨리 지나가게 마련이다.
버스에는 안전벨트는 없고 알아서 조심하라고 앞자리 어깨에 손잡이 들이 달려있다.
메인 도로는 그래도 아스팔트가 깔려있으나 조금만 벗어나도 흙길이고 물웅덩이도 있어
궁둥이가 불편하다. 와중에 진주농장에 들려서 30분 이상 소비하는 것이 아닌가?
진주가 좋은지, 비싼지 관심도 없지만 화려하게 LED로 장식된 매장 안은 손님 들로 제법 분비고 있었다. 모두 들 우리같이 끌려(?) 왔을 것이다. 안내인 들이 좀 먹겠지 하면서도 하나도 사지 않았다. 살돈도 없고 괜히 세관에서 취조 받을 일도 걱정이다.
울퉁불퉁 시골길을 빠져 나가니 남쪽 바다가 나온다. 한참 모래톱을 걷고서야  작은 배 들을 탈 수 있었다. 이 목선을 타고 200여 미터를 나가야 본선에 오를 수 있다기에 바닷물에 빠져
가면서 인간 운반선에 올랐다. 발이 바닷물에 빠져서 비싼 운동화를 적신 것은 양해할 수 있으나 10명이 겨우 탈 수 있는 정도의 작은 배에 인원을 초과해서 우리 버스 일행 20여명이 모두 올라탔으니. 뒤집힐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러나 이들의 일상은 이런 불편하고도 불안한 일이 다반사인 모양이다.
작은 목책 부두라도 만들어 놓았으면 관광객 들이 이 고생을 안해도 될텐데~~
여튼 제법 큰 어선같은 배에 오르니 기다란 테이블에 일행 별로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쌀밥, 채소국, 채소무침 등이 메뉴이다. 반주를 한 잔 하고 싶은데 딸네미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맥주 정도로 하자고 강권이다. 그래 초고추장을 준비했다고 하니 이따가 오징어 잡으면 그때나 한 잔 하겠다고 했다.
배가 30분 이상을 나가더니 여기가 스노클링 장소라고 하면서 고글이며 오리발, 등 장비를
알아서 입으라고 내 놓는다. 나야 맥주병은 아니므로 먼저 바다에 뛰어 들었으나 겁이 많은
아내는 좀 당황한다.  손주와 딸 내외는 먼저 헤염쳐 나가면서 바닷가 산호톱에 닿았다.
물 속이 탁해서 시야가 1미터도 안된다. 아내를 받치고 100미터 정도를 나아가니 갑자기 바닥에 산호 들이 불뚝불뚝 나온다. 바닥에 발을 대고 서려고 하니 물살 때문에 그냥 서지지를 않는다. 물을 먹고 곤두박질을 하고 나서야 겨우 서서 아내를 기다린다.
뾰족한 산호 무덤때문에 무릅을 다쳤다. 재미도 없고 위험해서 아내와 함께 다시 배에 오르니
아내도 발을 다쳤나보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싶다.
그래도 아이 들은 그런대로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 내 나이가 몇인가? 그래 70을 훨씬
넘기지 않았나? 웬 스노클링이야. 닻을 올리고 또 다른 곳으로 가서 스노클링을 하라고 한다.
아까보다는 입지가 좋은 듯 보이나 아내와 나는 포기하고 배안에서 애 들만 기다린다.
또 다치기 싫다.  어느덧 해가 뉘엿거리더니 어둠이 찾아든다.
선원들이 꼴두기 몸을 잘라서 낚시하라고 낚시대를 하나씩 나누어주었으나 30분 동안
입질 한 번 받아 보지 못했다. 그 후 자리를 옮겨 대망의 오징어 낚시를 시도한다.
가짜 미끼를 단 낚시. 메탈 지깅을 사용하는 지깅낚시. 오징어 낚을 때 사용하는 것이지만
30분 이상 온 배안에서는 오징어의 대갈빼기도 구경한 사람이 안나왔다.
혹시나 했던 나의 기대가 역시나로 변하면서 은근히 부아가 났다.
퇴각. 초고추장? 택도 없는 이야기. 돌아 올때는 그  밤중에 작은 배로 갈아타기 위해서 거의
목숨을 거는 일이 또 반복 되었다. 그러나 안내인이나 선원 들은 사과 한 마디 없다.
베트남 사람 들은 알고보니 순진해 보이기는 했으나 인사해도 받지를 않고 고맙다고 해도
그냥 꿩 꾸 어 먹은 둣.  그렇게 국민 들이 교육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렇게 아까운 하루가 지나갔다. 딸아이가 변명을 늘어 놓는다. 낚시 좋아하는 아빠때문에
무리한 일정을 잡은 것이란다. 그냥 산호초에 발만 다치고  낚시대만 담갔다가 밤중에
황당하게 귀가하였던 것이 다 내탓인가?
그래도 밤중에 개구리 소리 들으며 빨가벗고 개인 수영을 하니 기분은 그런대로 째진다.
내일은 뭘하려나? 우리 팀은 딸이 대장이니 입다물고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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